나는 예술을 한다.
내가 예술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블로그를 통해 선보였던 마이너즈리그라는 로봇 디자인과 영상물들이 내 작품이다. 작품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직관영상'이다. 스토리가 없는 의도된 이미지들의 조합이다.
(직관영상에 대해서는 앤디킴의 디자인 이야기3 참조)
 
스토리가 없는 대신 매 프레임마다 인간의 무의식을 파고들도록 설계된 이미지들이 펼쳐진다(정확히 말해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고, 단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않을 뿐임). 로봇 자체는 물론 로봇들의 동작에도 선과 선의 경계, 면의 분할 비율, 시점에 따른 각도 등에 대한 고민이 담겨져 있다. 가장 아름다운 경계와 분할에 대한 고민인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결코 낭만적이거나 만만한 단어는 아니다. 그것은 '신의 칼'과 같은 것이어서 제대로 아름다운 것을 맛 본 사람이라면 평생 그것이 가슴 속에 흉터로 남아있게 된다. 남들과 같은 평범한 생활은 쫑나게 된다.

마이너즈리그는 보는 이들에게 그런 흉터를 남기려고 했던 첫 번째 시도였다. 그런데 별 반응은 없는 것 같다. 아마도 현대인, 특히 인터넷을 하는 대한민국 20-40대의 종심을 타격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방향을 약간 선회한 것이 지금 제작하고 있는 '아이코뮨'이다.(아이코뮨에 대해서는 코뮨(Commune) 로봇 프로젝트 참조)

올해 초부터 나는 또다른 직관영상 작품을 기획하고 있다.
작품의 이름은 '혁신적 아이템으로 공정경쟁을 통해 돈을 벌어 타고다니는 BMW'다.

작품 내용은 이렇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하여 기존 불공정 독점구조에 편승하지 않고 공정경쟁을 통해서 상당한 수준의 부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 돈으로 BMW 328 컨버터블을 한 대 구입한다. 그리고 나를 아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328의 하드탑을 열고 컨버터블로 변신하여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다. 그 행위 자체가 스토리가 있는 일종의 퍼포먼스고, 직관영상이다.

작품이 성공하면 오늘도 재미없게 인생을 살아가는 30-40대 남성 샐러리맨들에게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것 같다. 꽉막힌 대한민국의 진보세력들에게도 부의 창출이 딴나라당이나 2MB의 전유물이 아니란 사실도 각인시켜 줄 것이다(복잡한 이론이나 설명없이 0.4초 이내에 직관적으로 각인시키기 때문에 직관영상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은 직후에도 나는 조문을 가지 않았다. 내가 그의 죽음을 진정으로 애도하며 할 수 있는 일은 조문이 아니라 BMW를 타는 것이다.





Posted by Andy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