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파를 만들려고 하니, 먼저 갈비뼈의 크기를 구해야 하고, 갈비를 만들자니, 먼저 복근의 위치와 탄력성을 알아야 하고, 복근을 만들자니 먼저 허벅지의 운동각을 구해야 하고, 허벅지의 운동각을 구하려면 먼저 옆구리와 대퇴의 운동반경까지 고려해야 하고, 이 운동반경은 등골격과 옆구리 골격의 크기와 모양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은 다시 갈비의 크기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이 맞물려 있어, 결국 설계도는 한 큐에 다 나와줘야 한다.

이전 작품 '아바로키테슈바라'나 '하이브리드' 때만 해도, 단계적 디자인 작업이 가능했다. 몸의 한 부분의 모양이 다른 부분의 모양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어깨의 모양과 다리의 모양은 별 상관없이 따로 놀아도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다르다. 아이코뮨은 피부와 같이 몸 전체를 감싸는 겉감이 있고, 몸 안에서 허파를 통해 공기가 순환하는 유기체적 구조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에는 통으로 생각하고, 통으로 결과물이 산출되어야 한다.

당초 계획(허파 먼저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맞춰서 내부 구조를 순차적으로 설계해 나가려고 했던 계획)을 조금 수정해서 아이코뮨의 설계도면을 한꺼번에 다 끝내 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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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주에는 작업실에 가지 않고, 집에서 밥상을 펴놓고 작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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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디자인 작업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작업이 설계도면 제작이다. 4~5시간 생각하다가 10분 도면 그리고, 다시 4~5시간 생각하다가 지쳐서 잠들고, 잠에서 깨서 또 10분 그리고 하는 식이다.

하지만, 설계도가 완성되었을 때의 만족도는 상당히 크다. 특히 이번 작품이 주는 만족도와 쾌감의 무게는 벌써부터 감이 다르다.




Posted by Andy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