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촬영을 시작, 계단씬부터 들어갔다.

문득 다시 촬영이 하고 싶어진걸 보니 조만간 2차전이 완성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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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으로 올라간 아머블러드를 추격하는 아벨화이트의 모습이다.

마이너즈리그에는 한 가지 중요한 실험이 담겨져 있다. 인간의 뇌속에 일련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실험이다.

마이너즈리그의 로봇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연역되는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촬영 단계에서는 가급적 이 디자인 이미지들을 극대화시키는 방식으로 카메라 구도를 잡는다. 단순히 움직이는 것을 찍는 것이 아니라, 초당 30장의 불연속의 이미지들을 조합해서 반복적으로 뇌속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위 사진의 각도도 이런 원칙에 의해 설정된 것이다.

몇가지 가정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뇌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자연과의 구별을 시도하지만 결국 자연의 품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가정, 인생의 가장 절망의 순간 - 한계상황에서는 결국 뇌속에 각인된 자연의 흔적이 되살아난다는 가정이다.

인간이 가장 절박한 순간에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자연이다. 햇살, 나무, 새, 돌도 자연이고, 어머니가 아이를 품는 것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웃는 것도 자연이다. 자연은 인간을 버리지 않는다. 인간이 먼저 외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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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서있는 시스템 129408D의 상징물.

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시스템에 대해 전혀 미련이 없다. 처음부터 자연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그맨 정선희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며 결국 이제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 대한민국 시스템을 붕괴시킬 집단지성, 내가 보았던 그 어떤 인간보다도 판단력이 뛰어난 새로운 생명체의 등장이다. 훨씬 자연스럽다.

정선희는 깃털일 뿐, 몸통은 따로 있다. 정선희는 아직 자신이 깃털인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 느낄 수 밖에... 그러나 집단지성을 가진 이 새로운 생명체는 전략적 판단으로 행동할 뿐이다. 왠만한 권력집단보다 한 수 위이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판단력이나 권력면에서 이미 몸통들과 맛서는 수준이다. 낡은 시스템과 새로운 시스템의 패권다툼이다. 정선희는 이 고래싸움 틈에서 넋놓고 있던 죄로 아웃된 것이다. 역사가 이제껏 전진하며 흘린 수많은 피를 생각한다면, 당해도 할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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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문을 열어제끼고, 아머블러드가 129408D를 노려본다(역시 이미지 각인을 위한 각도로 촬영했다). 아머블러드의 실제 크기는 2m 40cm로 설정되어 있다. 

2차전은 기승전결의 '승'에 해당된다. 사건이 복잡해지고 갈등이 시작되며, 극의 흥미가 생겨나는 단계다.

촛불집회도 곧 '승'의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100년 쯤 전에도 이런 대규모 시민 집회가 있었던 것 같다. 그땐 시민들이 너무 순진하게 대응했었다. 의회제로 가겠다는 고종의 약속만 믿고, 자진해산했는데, 이후 정부군은 강제 탄압을 시작했다. 그때 약속대로 의회민주주의가 도입되었더라면 이 땅의 민중들이 일본군에게 그리 허망하게 당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상대편 하프라인 안에서 우리편이 계속 공만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슛을 쏴야 하고, 골도 넣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세력이 입법권력을 장악해야 한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결국 그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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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Kim